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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골목길로 재탄생한 ‘폐광촌 18번가의 기적’
  • 장민주 기자
  • 등록 2019-12-13 14: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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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도 정선군, ‘고한 골목길 정원’
[일간환경연합 장민주 기자]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은 1960~70년대 대표적인 탄광촌이었다.

주변에 하이원리조트와 정암사 등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폐광 이후 지역은 낙후되고 지역경제는 침체되는 성쇠를 겪었던 곳이다. 

 

특히 인구 감소로 폐·공가가 늘어나면서 마을골목은 쓰레기로 지저분해졌는데, 주민과 지자체, 그리고 전문가가 함께 ‘마을만들기 위원회’를 구성해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고한구공탄시장 고한 18번가부터 신촌마을까지 1.3㎞ 구간을 ‘고한 골목길 정원박람회’로 조성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행안부의 ‘지역골목상권 활성화 우수사례’에서 최우수상으로 선정되기에 이른다.

 

 

올해 처음 열린 ‘지역골목상권 활성화 우수사례’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강원도 정선군의 ‘고한 골목길 정원’. (사진=강원도 정선군청 제공)

고한읍은 비록 지역의 경제줄기였던 석탄산업의 부침이 있었지만, 폐광 이후 근 20년 이상 주민아카데미를 시행했고 10여년 전부터는 시장과 골목 등에서 지역재생을 위한 많은 시도와 경험을 보유한 곳이다.

 

또한 1967년에 개설한 고한 구공탄시장과 2006년부터 20년 넘게 개최해 온 함백산 야생화축제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폐광 등으로 마을에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고한 18번가 골목은 빈집과 무단 쓰레기가 늘어났고, 이에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에 화분을 놓거나 게시대와 담장을 허무는 등 마을정원을 가꾸게 되었다.

 

이렇게 우연히 시작된 골목의 변화는 2017년 마을만들기 사무국을, 그리고 지난해 1월 ‘마을만들기 위원회’ 발족으로 이어지면서 이른바 ‘빈집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 주도로 그 해 6월 처음으로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하게 되었다.

 

그리고 노후주택 리모델링은 이후에도 꾸준히 진행되면서 마을호텔과 들꽃사진관, 그리고 야생화마을 경관 조성 등으로 퍼져나갔다. 

 

이러한 사업을 계기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민·관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느낀 주민들은 상인과 주민, 그리고 지역단체가 함께 할 수 있는 신규사업을 검토하게 되었다.

 

이 결과 정선군의 전폭적인 지지와 예산을 지원받아 전국 최초로 주민이 주도하는 ‘골목길 정원박람회’ 추진을 결정하면서 올해 4월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하게 된다. 

 

그러면서 고한 18번가를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을 고한읍 전역으로 확대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주민이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박람회 ▲마을 특성에 맞는 이야기가 있는 정원 ▲공동체 활성화 및 판매연계 추진 등의 구체적인 사업을 펼쳐나갔다. 

 

“골목이 희망이다, 주민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고한 골목길 정원박람회’는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7월 28일에 개최했다.

 

고한구공탄시장에서부터 마을호텔 18번가를 거쳐 신촌마을에 이르기까지 고한읍 5개 마을 주민이 참여해 정원 코스를 만들고 사진전과 전시회를 운영하는 등 지역축제와 관광자원을 마을로 연결시킨 것이다.

 

이처럼 골목길 박람회로 실질적인 마을경제 활성화를 추구한 이 행사는 주민과 상인, 지역조직이 결합된 주민추진단이 주도하고, 외부전문가와 행정이 돕는 구조로 진행되었다.  

 

특히 3개 구간을 야생화마을 추리극장이 있는 미스테리 가든(Mystery Garden)과 마을호텔 18번가 로비를 식물로 꾸미는 플랜테리어 가든(Planterior Garden), 그리고 쉼과 휴식을 제공하는 벤치 가든(Bench Garden) 등 각각 특색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또한 걷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미니화분 만들기 체험행사인 ‘마이크로 가드닝’과 골목길을 거닐며 음악을 감상하는 ‘야생화 음악회’, 놀이터가 부족한 골목길에 팝업 도서관을 만든 ‘초록 도서관’ 등을 운영했다.

 

아울러 지역주민들과 방문객들이 야외에서 식사와 영화를 관람하는 ‘돗자리 영화관’과 주민들이 직접 키운 다양한 식물을 전시·판매하는 ‘다육아트 전시회’는 물론 마을 이야기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골목스튜디오(정원사의 수다)’는 행사기간동안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도 ‘고한구공탄시장 9900원 먹시장 행사’와 연계추진하면서 온라인 홍보(디지털 도슨트)와 옥외 홍보물, 그리고 각종 언론매체의 보도 등으로 약 7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이 축제는 당초 8월 11일까지였으나 10월까지 계속되었다.

 

이 결과 마을주민들의 공동체 의식회복과 새로운 도전의 계기를 마련하면서 일자리 168개(공공 57개, 박람회 101개)를 창출하는 가시적인 성과도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100여 가구 주민과 상인, 그리고 20개 지역단체가 참여해 야생화 꼬리풀 등 69종 1만 5000포기의 꽃 등으로 어두운 골목길을 밝은 꽃길로 탈바꿈시킨 것은 특히 괄목할 만하다. 

 

이처럼 오래되고 낡은 빈집과 무단으로 방치된 차량, 넘치는 쓰레기로 지저분했던 골목길을 지역주민이 구심점이 되어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한 고한 골목길은 지역골목경제 활성화 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매출증대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추진방향에 따라 행정과 전문가는 지원과 교육에만 주력하고, 철저히 마을과 주민주도로 진행한 성공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한편 올해 지역골목상권 활성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대상은 부산시 해운대구청이 발표한 ‘문화와 감성이 어우러진 해리단길’이 수상했다. 

 

그리고 최우수상은 강원도 정선의 ‘고한 골목길 정원박람회’를 포함해 광주 남구청 ‘사직통기타 거리’가, 우수상은 부산 사하구의 ‘감내아랫길 특화거리 조성’과 전남 순천시 ‘순천지하도상가 활성화 추진’ 그리고 충북 청주시 ‘상생·자율형 상권활성화 지원사업’이 각각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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