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문 대통령 “반도체, 우리 제조업 버팀목…아무도 흔들 수 없어”
  • 김경훈 기자
  • 등록 2019-11-22 15:24:30

기사수정
  • 충남 천안 MEMC코리아 ‘실리콘 웨이퍼 준공식’ 참석
  • “외국인 투자기업도 우리 기업처럼 우대…언제나 함께 하겠다”

[일간환경연합 김경훈 기자ㅣ]세계적인 경기둔화에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겹치면서 세계 통상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경제가 2~3%대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간 상황에서 아세안은 매년 3~7%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세계 주목하는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8년 아세안 10개국 경제지표>

자료 출처 : 외교부·IMF·KOTRA

 

지난 1989년 대화 수립 이후 핵심적인 경제협력 파트너로 발전한 아세안이 우리 경제의 새 동반자이자 미래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과 아세안의 무역액 규모는 지난 1990년 3100억달러(약 362조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 2조8600억달러(약 3346조원)로 9배가 증가했다. 아세안으로 유입하는 외국인 투자액(FDI)도 지난해 1487억달러(약 174조원)로 같은기간 대비 12배가 늘었다.

 

2000년 이후 아세안의 평균 성장률은 5.3%로 전체 평균(3.9%)을 웃돌고 자산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기업은 올해 10개에서 5년 후 24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혁신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d

또 총 인구 6억5000만명의 절반 이상이 30세 이하로 젊고 역동적인 생산기지를 구축했을 뿐 아니라 GDP 2조9000억원 달러 수준의 거대 단일시장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세계 기업들이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에 속속 진출하며 신 경제생태계를 구축하려 각축을 벌이는 이유다. 이같은 세계적 추세는 아세안 국가들의 경제 지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코트라(KOTRA)가 공개한 ‘국가·지역정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베트남 경제는 전년동기대비 6.76% 성장했다. 이는 2011년 이후 2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 교역액은 역대 상반기 교역 규모 중 최고치인 2454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7.3%, 10.5% 증가했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이며, 주요 수입국은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등이 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상반기 중국(174.1%), 홍콩(355.3%), 대만(146.2%)의 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 이후 약 7년간 평균 7%가 넘는 고도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캄보디아도 중국발 투자유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아세안 회원국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일대일 정책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경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캄보디아는 구매력 있는 중산층의 대거 등장으로 새로운 유통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김현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5년간 중국계 자본의 대거 유입과 외국인투자 급증등의 영향으로 연평균 7~7.7%의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부동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캄보디아는 인도차이나반도 중앙에 위치해 태국, 라오스, 베트남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데, 이것은 신흥 투자처로 떠오르는 동남아 시장의 금융, 물류 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지리적 입지요건을 갖춘 것이고, 중국의 세계패권 전략요충지로도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라오스 역시 지난 10년간 연 평균 7.7%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 2019 IHS 라오스 국가보고서에 의하면, 라오스 경제는 올해 건설 및 서비스 산업 성장에 힘입어 6.8%대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68억 달러 규모의 중국-라오스 고속철도 등 여러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의 영향으로 자본재 수입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문민 정부 출범 이후 개혁 및 개방화의 요구로 외국인의 신규 투자가 급증하면서 연간 7%이상의 고속 성장의 중심에 서있는 미얀마는 천연가스 생산량 및 투자유치 증가를 바탕으로 경제성장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IMF도 미얀마가 풍부한 천연자원, 비옥한 토지, 젊고 낮은 임금의 노동력 등을 기반으로 7%이상의 고성장 요건은 충분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최근 5년간 6% 후반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필리핀은 지난 2018년  6.2%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6.5%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 한해 필리핀 경제에 대한 전망도 낙관적인 편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부패척결, 세수 확대를 위한 경제개혁이 추진되고, 수출 확대와 민간소비 활성화, 인구증가, 인프라 사업 등에 대한 대대적인 정부 투자가 이어지면서 경기가 호황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간·공공투자에 힘입어 지난해 4.1%의 경제 성장률로 최고치를 찍은 태국 경제 여건도 장밋빛이다. 실업자수가 2017년 대비 5만명이 감소한데 이어 민간 소비도 동년대비 4.6% 상승해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외적인 여건도 긍정적이다. 수출 대상국과의 교역이 증가하고, 수·출입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교역액이 최초로 5000억 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수출은 역대 1위, 수입은 2012년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에따라 지난 2018년 12월 태국 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2015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정책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p 인상하기도 했다.


태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2일 오후 방콕 시내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태국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마치고 태국 쁘라윳 짠오차 총리 등 양국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의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 협력 강화, 문화 공동체 형성, 공정한 자유무역 질서 확립을 강조했다.(사진=(c) 연합뉴스)


반면 미국과 중국 등 대외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들은 자구책을 만들어 경제 성장 동력축으로 삼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성장세가 다소 더딘 말레이시아가 대표적이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무역 투자 부진, 유가 불안정 등의 여파로 2020년 성장률을 기존(4.7%)대비 소폭 하향한 4.6%로 내놨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비를 진작시키고, 미국을 배제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동아시아경제협력협정(RCEP)의 추진 등으로 수출 지향형 활로를 뚫으려는 노력이 더해지면서 역내 경제 선도국으로 성장중이다. 여기에 풍부한 부존자원 등에 따른 안정적인 경제 기반과 기존의 대형 인프라사업 규모 조정 이후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도 지속되는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의 더딘 경제성장, 홍콩, 페르시안 걸프의 지역적 이슈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경제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0.0~1.0%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올 3분기 싱가포르 경제는 제조업이 소폭 개선됨에 따라 내년도 경제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또한 미중 무역 전쟁 장기화와 원부자재 가격 하락 등 대외 환경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분야별로 성장 전망치를 내놓으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스리 물랴니 인도네시아 재무부 장관은 “각 산업의 경제 성장률은 농업 3%, 제조 5%, 건설 5.6%, 교통 9% 가량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유수 기업들이 인도네시아로 기지 이전 또는 신규 법인 설립 등의 문의가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 증가 등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 전체 면적이 우리나라 경기도의 절반, 제주도의 2배 정도지만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3만3424달러로 한국(3만2046달러)보다 높은 부르나이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부국으로 통한다. 국제통화기금이 선정한 구매력 평가 기준 1인당 GDP가 카타르, 룩셈부르크,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높다. 

 

전 국민은 세금면제, 무상교육과 의료지원, 연금 등의 복지혜택을 누리는데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풍부한 석유자원과 천연가스 때믄이다. 우리나라도 매년 브루나이로부터 많은 자원을 수입하는데 2017년 우리나라는 8억 달러 규모의 원유, 천연가스를 수입해 브루나이의 2위 수출대상국이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브루나이는 석유 의존 경제 탈피를 모색하기 시작했고, 제한됐던 외국인 투자를 풀고 대교 건설을 통해 국제 물류항으로 성장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세계질서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협력과 안보협력 강화가 절실하다는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현재 아세안은 세계 경제에서 8위권의 위치이며, 2030년이 되면 중국·미국·인도에 이어 4위권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타결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아세안 국가들과 한국의 협력 강화를 견인함과 동시에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으로 세계를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국수주의, 외국인 배타주의 등 세계적 분열과 갈등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러한 아세안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지난 2017년 ‘신남방정책’을 천명하고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비전을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는 “아세안 10개국에 대한 정상 방문을 임기 전반에 조기 완료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심화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열리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 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계기로 신남정책을 업그레이드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서울시, ‘탕춘대성’ 해설 프로그램 첫 운영…조선 수도 방어의 비밀을 걷다 서울시는 조선시대 수도 방어의 핵심이었던 탕춘대성의 역사적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오는 5월 25일부터 정기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서울시는 2023년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탕춘대성’의 역사·문화적 의미를 시민과 나누기 위한 해설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수도방어를 위한 연결...
  2. “의사 추천”·“병원전용” 화장품 광고, 부당광고 237건 적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에서 `의사 추천`이나 `병원전용` 등을 내세운 부당한 화장품 광고 237건을 적발하고, 해당 게시물에 대해 접속 차단을 요청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한화장품협회와 함께 온라인에서 유통·판매되는 화장품 광고를 전수 조사한 결과, 「화장품법」 제13조를 위반한 부당 광고 237건을 ...
  3.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양성한 폐자원에너지화 인재, 세계와 만나다 [일간환경연합 한선미 기자]환경부 산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사장 송병억, 이하 공사)는 폐자원에너지화 전문인력 양성사업 성과의 국제적 확산과 산학연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11일부터 13일까지 제주신화월드에서 개최된 ‘3RINCs 2025*’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하여 성과교류회와 수행책임자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이번 행사에..
  4. 이재명 45%, 김문수 36%…대선 후보 지지율 격차 좁혀져 2025년 5월 넷째 주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45%를 기록하며 선두를 유지한 가운데, 김문수 후보가 36%로 추격하며 두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들었다.한국갤럽이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45%로 나타났다. 김문.
  5. 정부, 추경 활용해 농산물 할인 확대…5월 22일부터 2주간 집중 지원 기획재정부는 5월 16일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추경예산을 활용한 농산물 할인 지원 확대 및 주요 물가 품목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김범석 제1차관은 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가격 상승 품목에 대한 수급 안정과 소비자 부담 완화를 강조했다.정부는 5월 22일부터 2주간 국산 농산물 전 품목에 대해 할인 지원을 확대한다. 기존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