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오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를 보면 오만원권 지폐가 10만원권 수표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수표 사용이 줄어드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표가 지급수단(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자기앞수표, 계좌이체 등 포함) 사용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4.4%에서 2018년 0.6%로 급감했습니다.
10만원권 자기앞수표의 하루 평균 결제 건수는 2008년에 374만 2,000건이었으나 오만원권이 발행된 2009년에는 307만 3,000건으로 17.8% 줄었으며, 지난해 기준 31만 건으로 급감했습니다. 10년 전의 8.4% 수준으로 줄어든 셈입니다.
1만원권의 사용도 급감했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1만원권 발행잔액은 연 5%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지만 2009년 오만원권 발행 첫해에만 12.9% 급감했습니다.
그럼 지난 10년간 5만원권은 얼마나 발행되었을까요? 총 37만 1,878만 장, 185조 9,392억원어치라고 합니다. 또한 시중에 풀린 오만원권 발행잔액(발행액-회수액)은 98조 3,000억원(19억 7,000만 장)입니다. 천원권과 1만원권의 발행잔액이 각각 1조원, 15조원 수준인걸 감안하면 매우 큰 액수죠.
오만원권 발행총액은 전체 통화의 85%에 육박합니다. 다만 회수율은 50%에 머물러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오만원권이 다른 은행권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생긴 효과로는 화폐 제조 및 관리 비용이 대폭 줄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1만원권을 제조할 경우와 비교했을 때, 은행권 제조비용이 연간 약 600억원 안팎으로 절감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일어난 또 다른 변화는 개인 간 이전지출액(정부가 다른 경제주체에 대해 일방적으로 급부해 수급자 수입의 일부를 구성하는 것으로서, 사회보장금 및 보조금 등이 이에 해당한다)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월 평균 가계 지출 조사를 보면 가구당 경조금이나 세뱃돈 등의 명목으로 월 16만 4,800원 (2007년), 16만 7,800원(2008년)정도 지출하던 것이 2009년 18만 5,400원으로 크게 증가했고 이후 19만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위폐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는데요.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오만원권의 위폐보다 1만원권과 오천원권의 위폐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만원권 위폐 발견 장수는 10년 동안 총 4,447장으로 같은 기간 중 전체 발견 장수의 9.2%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오만원권에 적용된 위변조방지 기술 영향 덕분으로 분석됩니다. 오만원권에는 기존 은행권에 적용되지 않았던 입체형 부분 노출은 띠형 홀로그램, 가로 확대형 활판번호와 비공개 디자인 요소 등 신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오만원권 탄생 10주년을 맞아 이 우리 화폐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함께 살펴보았는데요, 화폐없는 세상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재도 오만원권의 위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