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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모차르트 아을다운 선율로 희귀난치병 아이들 지원해요"
  • 장영기 기자
  • 등록 2015-11-04 15:11:01
  • 수정 2015-11-04 15: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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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부 연주회 여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주영

[일간환경연합 장영기 기자]“음악 분야에서도 기부 문화가 확산되면 좋겠어요. 제 사례를 보고 음악하는 분들이 기부 연주회에 더 많이 도전하기를 바랍니다.

 

1년에 한 번, 2년에 한 번, 아니 평생에 한 번이라도 이런 경험을 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선율을 접할 수 있고, 우리 사회도 더 밝아질 거예요.”

 

바이올리니스트 박주영(39) 씨가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 공연의 수익금 전액을 희귀난치성 질환 환아 치료비로 기부하기로 해 화제다.

 

이 연주회는 ‘이야기가 있는 사랑, 나눔 음악 여행’이라는 주제로 4회(8월 22일, 9월 25일, 11월 6일, 12월 4일)에 걸쳐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선보인다. 연주회에는 관객들이 모차르트 음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과 영상, 사진 자료 등이 동원될 예정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주영 씨는 “엄마가 돼 아이들을 키워보니 다른 아이들의 아픔이 눈에 들어왔다”면서 “많은 음악가들이 기부 음악회를 열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주영 씨는 연세대, 뉴욕주립대, 피바디음악원을 졸업한 재원으로, 연세대, 숭실대, 선화예중·고, 계원예고 등에 출강하고 있다. 그가 기부 음악회를 열게 된 이유는 뭘까. 현재 7세, 5세 남매를 둔 박 씨는 “엄마가 돼보니 세상이 폭넓게 보인다”면서 “아이들을 키우며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첫째가 말문이 늦게 트여 5세가 돼서야 ‘엄마’라고 말했어요. 걱정이 많았죠. 숫자 이해는 뛰어난 편이었는데, 소통이 안 되니 아무 소용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한 3년 동안 연주회도 하지 않고 오로지 아이를 돌봤는데, 사랑을 듬뿍 주니까 차츰 말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시간을 보내면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죠.”

 

두 아이 입원한 병원에서
희귀난치병 환아 만나 연주회 결심

이때만 해도 기부 연주회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재능이 뛰어난 데도 더불어 사는 법을 모르는 학생들을 간혹 볼 때마다 ‘더불어 사는 법을 어떻게 알려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3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난 7월, 박 씨는 첫째와 둘째가 연달아 폐렴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동안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만났다. 그는 “바람처럼 스쳐간 경험이 인연의 실타래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8월 연주회를 위해 장소 대관까지 마친 상태였어요. 그러다 우연히 병원 휴게소에서 희귀난치병을 앓는 아이가 인터뷰하는 내용을 듣게 됐죠. 그야말로 희귀한 병을 앓고 있어서 정부 지원도 받지 못하는 상태였는데요. 가정 형편이 어려운 데다 비싼 약값,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아이를 보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금 당장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박 씨는 자신이 소속한 기획사에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희귀난치병 아이들을 지원하는 재단을 찾아달라”고 청해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 미래’를 만났고, 그곳의 홍보대사가 되면서 자연스레 ‘기부 연주회’를 준비했다.

 ‘

아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결심하자 공연에 대한 열정도 충만해졌다. 박 씨는 한국컴패션, 꽃동네 등에서 일회성으로 연주 봉사를 했지만 주체적으로 기부를 기획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음악하는 사람들은 고비용으로 음악회를 열어야 해요. 아주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면 자신이 대관료, 연주자 비용을 지불하고 관객까지 동원하며 음악회를 열면서 경력을 쌓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괴감마저 드는데, 기부 음악회를 하면서는 자부심이 들더군요

 

박 씨는 연주회를 준비하며 많은 조력자를 만난 덕에 아마추어 협연, 팬터마임(무언극), 리코더 공연 등을 활용해 다채로운 무대를 꾸밀 수 있었다. 이제는 관객들에게 “티켓 사세요”라는 말도 당당하게 하게 됐다. 기부를 독려하는 일이므로 망설일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소득은 ‘성공’이란 단어를 새로 정의하게 된 일이다. 그는 “뛰어난 극소수의 사람만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마음 안에 기쁨이 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주영 씨는 11월 6일과 12월 4일 서울 꿈의숲아트센터에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를 연다. (사진=박주영)

많은 이 덕분에 다채로운 무대
“티켓 사세요” 기부 독려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려면 하루에도 몇 번씩 짬을 내 연습을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타인과의 소통법을 전해주려다 정작 자신의 아이들과는 소통을 놓치는 건 아닐까. 박 씨는 “그런 면이 있지만 나누는 삶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들과 제자들에게 살아 있는 교육이 된다”면서 “아이들을 돌봐주시는 부모님과 가정적인 남편 덕에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은 늘 아이들부터 먼저 챙기라고 하시는데, 연주회를 홍보해주시는 걸 보면 저를 뿌듯해하시는 것 같아요. 남을 돕다 보니 주변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이런 기부 연주회가 더 늘어나 많은 분들이 ‘함께 사는 삶의 행복’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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