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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사자를 가족 품으로…“유가족 DNA 절실”
  • 김경훈 기자
  • 등록 2019-06-25 14: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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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만 여위 이상 발굴 132명 신원확인에 그쳐…2022년까지 5만여명 DNA 확보 목표

[일간환경연합 김경훈 기자]국방부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른 아침 현충원에 모인 이들이 있다.

성별도 나이도 국적도 다른 20여명 남짓의 참가자들이 향한 곳은 강원도 화천, 이곳은 6·25 전사자들의 유해 발굴 현장에서 출토된 유품을 전시한 곳이다. 

강원도 화천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전시장. (사진=KTV 국민방송 제공)

유해 발굴 과정에서 흔히 나오는 유품 중 하나는 군복 어딘가에 달려있었을 ‘단추’다. 그리고 이는 당시 착용하고 있던 옷을 대략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유품이다.

 

유해는 땅속에서 약 70여년간 묻혀있다가 나오면서 산화와 백화가 동시에 진행 된다. 때문에 발굴감식단은 최대한 이 과정을 줄이기위해 한지로 덮어 직사광선을 가린다.

이렇게 발굴된 유해는 영결식을 거행한 후 국립현충원 경내에 위치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중앙감식소로 옮겨진다.

 

전처리실에서 세척을 마친 유골은 조직분석실과 3D스캐너실, 현미경실 등에서 필요한 분석을 하는데, 신원이 최종 확인되기 전까지 13자리의 숫자로 관리된다.

 

정밀 감식을 통해 성별·나이·인종 등을 구분한 후 진행하는 과정은 DNA 분석으로, 유해의 DNA와 유가족의 DNA를 비교분석하는 것은 신원확인을 위해 매우 중요한 절차다.

바로 이 과정을 통해 지난해 비무장지대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의 유해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DMZ 화살머리고지에서 남북 공동 유해발굴 작업을 위한 지뢰제거 중 최초로 발견된 故 박재권 이등중사의 신원도 두 여동생과의 유전자 검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3월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DMZ 발굴 첫 신원 확인 유해 故 박재권 이등중사의 안장식에서 봉송병이 영현을 묘역으로 정성스럽게 옮기고 있다. (사진=(c) 연합뉴스)


故 박 이등중사의 유해가 발견된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는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이곳은 1951년 11월부터 1953년 7월까지 국군 2·9사단과 미군 2사단, 프랑스 대대가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격전지로, 지금도 국군 전사자 200여명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수습된 유해 신원확인을 위한 유가족 DNA는 턱없이 부족한데,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미수습 전사자 13만 3000여명 중 확보된 유가족의 DNA는 3만 5000여개에 불과하다.

 

유골에서 채취한 유전자와 비교할 샘플 자체가 부족하다보니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아 그동안 1만 여위 이상의 유해를 발굴하고도 132명의 신원 확인에 그쳤다.

 

이처럼 유가족 DNA 확보가 어려운 이유는 6·25 전쟁 당시 제대로 된 주민등록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을 뿐더러 직계 가족들이 사망할 정도의 긴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박성은 유가족 찾기 탐문2반장은 “이런 경우 제적등본을 통해 DNA 검출이 가능한 8촌 내외의 친척을 역추적해나가야 한다”며 “전사자 한 분당 몇 시간씩 걸릴때도 있다”고 한다.

 

또 어렵사리 유가족과 연결된 경우에도 고령인 유가족들의 경우 DNA 채취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거나 국가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으로 오해받을 때도 있다. 

 

한편 유가족의 DNA를 채취해도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또 다른 가족의 일원을 찾아야 신원확인률이 높은데, 국방부는 친·외가 8촌의 부계 2명과 모계 2명 등 총 4명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유전자 시료채취는 전국 보건소나 군병원에 직접 방문하거나 거동이 불편할 경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전화하면 자택 방문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DNA 채취는 유가족의 구강 내 상피세포를 골고루 묻혀서 발굴된 유해들과 비교분석하는데, 검사에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0개월 내외이며 유전자가 일치한 경우 연 2회 자택으로 통보한다.

 

한편 DNA 채취를 통해 아버지의 유해를 찾은 박영식 할아버지는 유가족 DNA 시료 채취로 10년 만에 신원을 확인한 경우다.

 

박 할아버지의 아버지 故 박태홍 일병은 21살에 입대해 영천전투 당시 전사한 것으로 추정하는데, 2009년에 유해가 발견된 후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미확인 유골로 남아있었다.

 

그후 2017년에서야 박 할아버지가 진료 차 의정부보건소에 들렀다가 유가족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하게 되었고, 지난해 검사 결과가 나오면서 친자관계가 확인되었다.

 

국방부는 이런 안타까운 사연이 반복되지 않도록 2022년까지 전체의 63%에 이르는 5만 2000여명의 DNA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DNA 시료채취에 참여하기만 해도 포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이달 1일부터 정부24 누리집에서는 6·25전사자 명부를 공개(맨하단 배너 ‘전사자 명부’ 검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현충일 추념사에서 “유가족들께서 더욱 적극적으로 유전자 확보에 협력해주신다면 정부가 최선을 다해 가족을 찾아드릴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남편이었으며 아들이었던 6·25전사자들.

그들을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유가족에게 전쟁의 상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것인만큼, 정부는 올해도 400구의 유해발굴을 목표로 전국 55개 지역 10만명의 병사들과 함께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유해소재 제보 및 유전자 시료채취 참여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1577-5625)로 문의하면 된다. 또 유전자 시료 제공으로 신원이 확인된 경우 최대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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