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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이 들려주는 ‘겨울산행 안전 수칙’
  • 한선미 기자
  • 등록 2019-01-18 16: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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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홍길 국립등산학교장(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

[일간환경연합 한선미 기자]순백의 설경과 눈꽃을 보기 위해 겨울 산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눈꽃산행지로 유명한 산에서는 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의 물결이 이어져 장관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겨울 산은 히말라야 못지않게 혹독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요? 실제로 설악산 대청봉 정상에 오른 후 30분 거리에 산장이 있는데도 어둠과 강풍과 눈보라 속에 조난당해 생명을 잃는 사고가 일어납니다.

 

겨울산은 폭설·강풍 등 예측할 수 없는 기상이변이 많고 해가 일찍 지고 일몰 후에 기온이 급강하합니다. 미끄럽고 얼어붙은 등산로 때문에 미끄러짐 사고가 빈번하고, 춥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많으며 동상이나 저체온증을 일으킵니다.

겨울 산의 낭만을 즐기려면 안전산행을 위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고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산행 전 철저히 준비하세요!
산행 전에 반드시 산의 일기 예보를 확인하고 날씨에 맞게 등산용품을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아이젠·스패츠·등산용 스틱·모자·장갑·버프(얼굴보온용)·헤드램프 등을 갖춰야 하겠죠. 그리고 보온에 대비한 다운재킷과 방수·방풍기능을 할 재킷 등도 필수입니다.

 

더 혹독한 날씨에서는 방수·방풍 덧바지도 필요합니다. 고수들은 장갑이나 모자·양말·배터리 등을 여분으로 더 챙기고 핫팩이나 선글라스(또는 스키용 고글) 등을 챙기는 등 준비에 철저합니다.

 

여기에 먹을거리도 빠질 수 없죠. 겨울산은 춥고 체력소모가 많기 때문에 체내 에너지가 고갈되면 저체온증과 위험이 닥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열량 높은 간식, 따뜻한 음료 등을 준비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산에서 불을 피울 수 없으므로 성능 좋은 보온병의 따뜻한 마실거리는 자신뿐 아니라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 넣으려면 넉넉한 사이즈의 배낭을 준비하시는 것이 편리합니다.

등산객들이 전북 덕유산 향적봉을 오르며 겨울산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사진=(c) 연합뉴스)


산행 기본복장은 땀을 쉽게 흡수해서 빨리 마르는 소재의 기능성 등산복을 입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위에 날씨에 따라 기능성 옷을 겹쳐 입으면서 체온 유지를 하는 것이지요. 면소재의 옷은 젖은 후 쉽게 마르지 않기 때문에 체온을 잃게 하는 주범입니다.

 

그래서 여벌의 옷을 준비해서 갈아입으면 체온 유지도 되고 따뜻하고 안전한 산행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홀로 산행하는 것보다는 3명 이상의 동행자가 있는 것이 혹시 모를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좋습니다.

 

산행 지식과 기술도 배워야 합니다.
등산은 험한 산이 무대이고, 산을 오르면 구조대가 빠르게 도착할 수도 없기 때문에 사망사고가 어느 생활체육 종목보다도 몇 배나 많이 발생합니다. 대부분 등산을 쉬운 운동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접근하는데, 우리나라는 정식으로 등산교육을 받는 분들이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산림청에서는 국립등산학교를 설립해서 대국민 등산교육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좀 더 수준 높고 안전한 등산을 하시려면 교육을 받을 것을 적극 권해드립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등산을 하다보면 많은 분들이 두꺼운 다운재킷에 모자·목도리 등으로 중무장하고 걸으면서 땀을 많이 흘리고, 쉴 때는 옷을 벗어서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립니다. 사실은 반대로 해야 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또 심설에서는 장갑이나 신발 안쪽으로 눈이 들어오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겨울 산에서는 젖지 않게 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살 길입니다. 그리고 배고프기 전에 열량을 보충하고 산행 중 체력 안배에 신경을 써서 일몰 전 여유를 두고 하산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한 가지 생존 전략도 알아두면 좋겠습니다.
산행 중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119에 구조 요청을 하시겠죠. 그런데 신고를 하고 계속 이동을 해버리면 구조가 더 어렵답니다. 구조대가 올 때까지 주변의 자연물과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해 체온을 유지해야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조난 신고 시 신속한 위치 파악을 위해 119신고앱을 이용하거나, 등산로 곳곳에 국가지점 번호판이 설치되어 있으니 평상 시 눈여겨보시고 만일의 위기상황에서 침착하게 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겨울 산은 혹독합니다. 평상 시 자신의 건강 상태도 잘 체크하시고, 무리한 산행보다는 여유 있게 계획을 세워서 안전하고 즐겁게 겨울 산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엄홍길 국립등산학교장(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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