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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립 굿즈’는
  • 김경훈 기자
  • 등록 2018-04-20 14: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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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환경연합 김경훈 기자]정부가 만든 기념품이라고 해서 멀리한 적은 없었나. 과거에 그랬을지 몰라도 이제는 조금 달라졌을 것이다. 없어서 못 팔고 못 사는 굿즈가 있을 정도니 말이다.어떻게, 얼마나 달라졌기에 국립 굿즈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는 것일까. 국립 굿즈를 만드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들에게서 들어봤다.

“디자인, 실용성 둘 다 잡아야 좋은 굿즈” 이승휘 평창 굿즈 마니아


이승휘 평창 굿즈 마니아.


#반다비 #수호랑 #평창 굿즈.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이승휘 씨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장 많이 언급된 해시태그들이다. 해시태그는 게시물에 다는 일종의 꼬리표다. 특정 단어나 문구 앞에 ‘#’를 붙여 연관된 정보를 한데 묶을 때 사용된다. 이승휘 씨가 어떤 종류의 게시물을 올렸느냐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본래 수집하는 걸 좋아했다는 이 씨에게 평창 굿즈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수호랑과 어사화를 쓴 반다비처럼 귀여운 인형을 수집한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 현장을 찾았다가 수호랑 탈을 쓴 자원봉사자의 몸짓이 인상 깊었던 게 계기였다.

 

인형은 말할 것도 없고 후드 티셔츠와 신발, 배지 등 웬만한 평창 굿즈는 전부 보유하고 있어요. 평창올림픽 고유의 특징을 잘 살린 기념품들이죠. 굿즈라는 개념을 안 것도 굿즈를 모으기 시작한 것도 꽤 오래전이지만 평창 굿즈처럼 한 종류를 집중적으로 수집하는 건 색다른 경험이에요.

 

평창 굿즈를 선택한 이유는 비단 ‘심미성’만은 아니었다. 이 씨는 평창 굿즈의 구매 이유로 ‘높은 실용성’도 꼽았다. 평창 굿즈는 동계올림픽이라는 계절적 특수성을 감안해 털모자와 목도리, 장갑, 핫팩 등도 제작됐는데 이 중 담요와 장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따뜻한 굿즈였다. 또 안마봉, 목베개, 볼펜 등 굿즈는 더는 소장용이나 관상용이 아닌 생활 속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창 굿즈를 하나하나 모으면서 꽉 차는 기분을 느꼈는데, 그게 수집하는 즐거움입니다.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자랑할 수 있고 일상에서 활용하는 데 무리가 없는 것이 좋은 굿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점에서 평창 굿즈는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그가 모아온 평창 굿즈만 20여 종. 적어도 100만 원 이상이 소요됐단다. 그렇지만 그는 또 다른 국립 굿즈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면서 소장가치와 활용가치가 분명해야 한다고 했다.

 

“굿즈 마니아로서 지역별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국립 굿즈도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를테면 고양시 마스코트인 고양고양이가 있잖아요? 평소 대중에게 인기가 있는 캐릭터를 굿즈로 만들면 여러모로 의미 있을 것 같아요.”

“전형적인 틀 깨고 현대적 눈높이 맞췄죠” 문현상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문화상품팀 팀장

문현상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문화상품팀 팀장.(사진=C영상미디어)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얼핏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이 문구는 언젠가부터 인기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이 문구와 함께 회자되는 ‘무언가’라면 충분한 소장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을 정도다. 그렇다면 요즘 그 무언가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국립 굿즈’라고 답할 수 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제작한 굿즈라고 해서 붙여진, 이용자들이 만든 이름이다.

 

과거 박물관 기념품은 애매한 포지션이었습니다. 기념품과 생활용품의 경계선에 있었다고 봐야 할까요. 그런데 굿즈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아트 상품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됐어요. 그동안 교육적 가치에 방점을 두고 제작돼 구매자로 하여금 피로감을 줬다면 기능성을 갖춘 기념품으로 진화하고 있는 거죠.

문현상 팀장에 따르면 상품 개발은 꽤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

 

재단에서 지난 10년간 꾸준한 개발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대중이 좋아할 수 있는 방향을 잡게 된 것이다. 2010년 초반부터 사회관계망 기반의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품목 다변화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문구 사무용품이 전체 상품의 70%를 차지했던 이전과 달리 생활 소품, 패션 잡화 비중을 60~70%로 늘렸습니다. 자신이 구매한 제품과 그것을 활용하는 경험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많은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죠.”

 

디자인 면에서도 변화를 줬다. 박물관이 보유한 유물의 모습을 그대로 새겨내는 대신 현대적 눈높이에 맞췄다. 유물이라 해도 버릴 것은 과감하게 뺐다. 대표적으로 신사임당의 ‘초충도’에서 별도로 뗀 수박 그림을 파우치에 반복 프린팅하면서 디자인의 통일성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윤동주 유리컵’에는 시 ‘별 헤는 밤’의 일부를 넣어 감성적이면서도 섬세한 분위기를 살렸다.

 

국립 굿즈 열풍의 숨은 조력자로 이용자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국립 굿즈는 공식적인 홍보 활동보다 이용자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인기를 끌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이 사랑해주고 나서서 홍보해주는 것만큼 대단한 것은 없어요. 국민의 성원이 국립 굿즈 인기의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많이 써보시고 불편한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이야기해주세요. 이용자와 소통하며 만들어진 상품은 국립박물관을 대표하고 결국 한국을 대표하는 굿즈가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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