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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맞아…수원 독립운동길 걸으며 항일의 얼 되새긴다
  • 한선미 기자
  • 등록 2025-05-07 09: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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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무대부터 김세환 집터까지, 수원 독립운동사의 숨결 따라 걷는 4.5㎞

[일간환경연합 한선미 기자] 광복 80주년을 맞아 수원시가 개발한 4.5km의 근대 인문기행 코스 ‘대한독립의 길’이 일제강점기 수원의 항일정신과 독립운동의 현장을 고스란히 전하며 시민들의 역사 의식을 일깨우고 있다.

 

1919년 3월1일 횃불시위대가 결집했던 방화수류정에서 화서문으로 이어지는 성곽. 

수원시는 일제강점기 격렬한 저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구도심을 중심으로 ‘대한독립의 길’ 인문기행 코스를 개발해 시민들이 독립운동의 숨결을 직접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역사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코스는 연무대를 시작으로 김세환 집터까지 이어지는 4.5km 길이로, 넉넉히 3시간이 소요된다.

 

코스의 시작점인 연무대는 1919년 3월 16일 수원 장날, 일본의 침탈에 맞선 시민들의 만세운동이 시작된 역사적 장소다. 당시 수백 명의 시민들이 연무대에서 팔달문, 종로방향으로 만세 시위를 벌이며 독립의 열망을 드러냈다. 지금은 잔디광장과 활쏘기 체험장이 있는 평화로운 공간이지만, 과거의 외침을 기억하며 걷기에 좋은 출발점이다.

 

방화수류정은 3.1운동의 전조가 된 횃불 시위가 벌어진 장소다. 청년 지식인들이 이곳에 모여 봉화를 밝히며 독립의지를 드러낸 이곳은 현재 수원의 대표 피크닉 명소로, 아름다운 수원화성과 용연의 경관을 자랑하지만, 그 아래에는 항일 정신이 깊이 깃들어 있다.

 

이후 수원천을 따라 이동하면 근대 종교와 교육기관의 흔적이 이어진다. 수원동신교회, 매향여고, 아담스기념관 등은 수원 지역 항일 지식인과 외국인 선교사들이 조선의 미래를 위해 헌신했던 공간이다. 이들 시설은 여성 교육과 계몽운동, 근대 교육의 중심지였으며, 삼일운동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수원종로교회와 북수동성당, 천도교 대교구 등의 종교시설은 항일 운동의 또 다른 주축이었다. 교회와 성당을 중심으로 교인들이 교육과 계몽활동을 펼쳤고,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종교는 억압 속에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도구였다.

 

길의 마지막은 화성행궁과 팔달산 기념탑, 김세환 집터로 이어진다. 화성행궁은 기생들의 만세운동이 벌어진 장소로, 김향화 등 수원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의지를 드러낸 상징적 공간이다. 팔달산 정상에는 ‘3·1독립운동기념탑’과 ‘대한민국독립기념비’가 나란히 서 있어 시민들이 오늘의 자유를 가능케 한 이들의 희생을 되새길 수 있게 한다.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인 김세환 선생의 집터(정조로 792)는 이번 코스의 종착점이다. 삼일학교와 수원상업학교 등 교육을 통해 민족정신을 길렀던 그의 흔적은 지금도 카페로 운영되는 공간에서 시민들을 맞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역사적 공간을 재조명하고, 시민 스스로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걷기 코스를 개발했다”며 “오늘날의 자유와 평화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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