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안마도, 40년 ‘사슴과의 전쟁’ 드디어 끝맺음!… 외래 꽃사슴 ‘유해야생동물’ 지정 임박
  • 김경훈 기자
  • 등록 2025-04-28 11:21:25

기사수정
  • 국민권익위 제도 개선 권고 1년 만에 환경부·농식품부 후속 조치 결실

[일간환경연합 김경훈 기자] 전라남도 영광군 안마도에서 40여 년간 이어져 온 ‘사슴과의 전쟁’이 마침내 종식될 전망이다. 생태계 파괴와 농작물 피해의 주범으로 꼽히는 외래 꽃사슴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될 예정이며, 가축 유기자에 대한 처벌 규정 신설도 추진된다.

 

생태계 파괴와 농작물 피해의 주범으로 꼽히는 외래 꽃사슴이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월,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가 무단 유기 가축 처리에 대한 제도 개선을 환경부(장관 김완섭)와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에 권고한 이후 두 부처가 적극적으로 후속 조치를 이행한 결과다.

 

권익위는 당시 안마도 꽃사슴으로 인한 주민 피해와 생태계 교란 실태 조사를 환경부에 권고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대상 동물 지정 여부 등 후속 조치를 요구했다. 농식품부에는 가축 사육업 등록 취소 또는 폐업 시 가축 처분 의무화 규정과 가축 유기자에 대한 처벌 조항 신설을 권고했다.

 

꽃사슴은 1950년대 이후 경제적 목적과 전시를 위해 대만과 일본에서 수입된 외래종이다. 특히 안마도의 경우, 1980년대 중후반 한 축산업자가 사육하던 꽃사슴 10여 마리를 무단으로 유기한 이후 급격하게 번식하여 심각한 생태계 교란과 농작물 피해를 야기해 왔다. 명확한 법적 근거 부재로 개체 수 조절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환경부의 꽃사슴 생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안마도에는 937마리, 굴업도에는 178마리의 꽃사슴이 서식하고 있다. 이는 고라니의 전국 평균 서식 밀도(7.1마리/㎢)와 비교했을 때 안마도는 약 23배(162마리/㎢), 굴업도는 약 15배(73마리/㎢)에 달하는 높은 수치다. 이는 꽃사슴의 과밀 서식으로 인해 안마도의 초지와 숲 지역이 불모지로 변하는 등 심각한 식생 파괴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번식력이 강하고 천적이 없는 꽃사슴은 초본류, 열매, 나무껍질 등을 무분별하게 섭식하여 자생식물 고사와 식생 파괴를 촉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라니, 산양, 노루 등 토종 야생동물과의 먹이 및 서식지 경쟁을 유발하며 고유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안마도에서는 최근 5년간 약 1억 6천여만 원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꽃사슴이 사람에게 질병을 전파할 수 있는 진드기의 주요 숙주라는 점이다. 환경부가 안마도, 난지도, 굴업도 등에서 채집한 진드기 시료 25점 중 22점에서 사람에게 감염 우려가 있는 리케차(Rickettsia) 병원체가 확인됐다. 리케차 병원체 감염 시 고열,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폐렴 등으로 악화되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에 환경부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내용을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면 피해 발생 시 지자체에 포획 허가를 신청할 수 있으며, 포획 외 다른 방법이 없을 경우 제한적으로 포획이 허용된다.

 

한편, 안마도 꽃사슴과 같은 가축 유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현재 국회에는 가축 사육업자가 가축을 유기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의 「축산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그동안 명확한 규정 부재로 방치되어 온 문제들이 국민권익위의 조정과 두 부처의 협력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하여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중재함으로써 국민 불편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를 통해 안마도 주민들의 오랜 고통이 해소되고, 섬 생태계 보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중앙-지방 맞손, 지방소멸 대응 위한 `지역혁신프로젝트` 출범 정부와 31개 기초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지방소멸 문제에 대응하고자 5월 30일 보령에서 `지역혁신프로젝트` 발대식 및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앙과 지방이 함께하는 상생 협력의 첫발을 내디뎠다.중소벤처기업부(장관 오영주), 법무부(장관 박성재), 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 고기동),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5월 30일 보령머드테마..
  2. 국가보훈부, K9 자주포 철로 만든 태극기 배지 12만개 배포 국가보훈부가 6·25전쟁 75주년을 맞아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국군 전사자 12만1,723명을 기억하는 `121723 끝까지 찾아야 할 태극기` 캠페인을 6일 현충일부터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한화, 네이버 해피빈과 함께 전개한다고 밝혔다.`끝까지 찾아야 할 태극기` 캠페인은 2020년 6·25전쟁 70주년을 계기로 광운대 이종혁 교수와 학...
  3. 부처 간 협력으로 인수공통감염병 대응체계 강화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질병관리청이 6월 4일 관계부처 및 민간 전문가와 함께 `2025년 제1차 인수공통감염병 대책위원회`를 개최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종간전파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범부처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발표했다.이번 대책위원회는 최근 국내외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가금류를 넘어 포유류와 인체까지 감...
  4. 홍익대, 도심 속 혁신캠퍼스 `뉴홍익` 건립 확정 서울시가 6월 4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 내 혁신성장시설 `뉴홍익` 조성을 위한 도시계획시설 세부시설조성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고 발표하며, 지하5층·지상9층 규모의 첨단 교육연구시설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된다고 밝혔다.이번 결정으로 조성되는 혁신성장시설은 서울시 `대학 도시계획 혁신` 정책...
  5.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회공헌 프로젝트, 전국 교원 대상 ‘마인크래프트 해커톤’ 성료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하고 고우넷이 운영한 ‘AINSI(AI National Skills Initiativ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국 교원을 대상으로 한 ‘마인크래프트 해커톤’ 본선 대회가 최근 천안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창의적 수업 설계 역량을 실습 중심으로 강화...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