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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협력으로 생명나눔문화 확산…정부 첫 청사진 나왔다
  • 한선미 기자
  • 등록 2021-03-24 16: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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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인체조직 기증활성화 기본계획…장기 기증자 예우 강화·기증 절차 정비
  • 보건소 등으로 기증희망 등록기관 확대…“국민 공감대 형성 통해 장기기증 활성화”

[일간환경연합 한선미 기자]정부가 장기 및 인체조직 기증 활성화를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수립한 첫 번째 종합적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23일 사회관계장관회의의 심의를 거친 ‘장기·인체조직 기증활성화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에 따라 관계부처와 함께 생명나눔문화를 촉진하고 장기와 인체조직의 기증 활성화를 위해 범부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한 기본계획은 기증자 유가족과 의료기관, 이식학회, 시민사회 및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워크숍과 간담회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마련한 것이다.


특히 기존의 정책은 장기 매매와 같은 불법 행위 근절, 이식받을 환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관리 중심’이었으나 이번 대책은 향후 5년간의 정부의 정책 방향과 목표를 제시하고 기증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2019년 9월 9일 ‘장기기증의 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c) 연합뉴스)


◆ 생명 나눔문화 및 기증희망 등록 확산

복지부는 생명 나눔문화 확산 등을 위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중심으로 홍보·교육 전략을 수립하고, 민·관 협업으로 생명나눔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인다.


그동안 국가와 민간이 개별적으로 홍보·교육 등을 시행해 여러 문제점이 있었던만큼, 민·관 협의체로 홍보·교육 전략 본부를 구성해 각 기관별 분산·중복활동을 조정하고 연령·대상별 홍보·교육 전략을 수립·운용할 계획이다.

또한 생명나눔 인식 확산 운동을 전개하고, 대국민 심층 인식조사를 통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적극 발굴한다.


특히 생명나눔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학교에서 생명나눔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한다.


그동안 생명나눔 교육은 사실상 일회적인 교육 수준에 그쳤는데,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고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해 대상별 생명나눔 표준 교안을 개발하고 시범학교 선정·지원 등 우수모델을 정립해 나간다.


아울러 초·중·고등학교, 의대·간호대 등에 생명나눔의 필요성과 가치 인식 교육, 생명나눔을 주제로 한 다양한 학교 교육 활동지원을 강화하며, 장기 등 기증 활성화 및 생명나눔 긍정 인식 제고 기반 마련을 위해 장기이식법에 생명나눔 교육 관련 근거도 신설한다.


한편 장기 기증희망 등록 기관 확대와 모바일 접근성 강화 등 제도개선을 통해 국민이 쉽게 기증희망등록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지난 2020년 장기·조직 기증인식 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국민은 장기 기증 의향(61.6%)이 있었으나 실제 기증희망등록에 참여하는 비율은 14.6%에 불과했는데, 이는 기증 방법을 알지 못하거나 절차가 복잡한 경우 등이 30.4%를 차지했다.


때문에 장기기증희망등록 신청의 접근성을 제고할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전국 보건소와 운전면허시험장 등으로 기증희망등록 기관을 확대하고 챗봇, 온라인 상담채널 운영 등 기증 희망등록 과정에서 궁금증 및 오해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인다.


이와 함께 등록자들에게 정기적으로 기증의사를 재확인하고 가족에게 기증의사를 공유토록 하는 등 본인 의사가 최대한 존중될 수 있도록 하며, 건강보험시스템 등 관련 기관과 정보연계로 의료기관에서도 기증 희망 등록자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의료기관의 뇌사기증 확대와 관리 기능 강화

뇌사추정자 통보체계 간소화와 관련 수가신설 검토, 뇌사관리에서 기증까지 과정 전반에 걸친 인력지원 등 의료기관의 뇌사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한다.


의료기관이나 대형병원에서는 뇌사추정자 기증자 확대에 있어 그 역할이 아주 중요하나, 뇌사 관리와 장기 구득(求得)이 야간에 집중되는 기증 현장의 특성과 의료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의료기관의 부담 경감 및 뇌사관리 효율화를 위해 전문기관인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협약을 진행해 기증자를 찾고 뇌사자 관리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뇌사 전 단계 분석·평가하는 기증활성화 프로그램 보급을 확산해 각 의료기관의 상황에 맞는 원내 프로토콜 정립, 기증 과정 분석, 장애요인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와 함께 의학회, 간호사 보수교육 등 의료인 교육을 지원하고 실제 기증발생 시 실무적인 지원을 위한 상시 상담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 건강하고 윤리적인 생존 시 기증 기준 확립

복지부는 살아있는 자 사이에 기증이 증가함에 따라 기증자의 신체·정신적 건강권 보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보호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살아있는 장기 기증자의 신체·정신적 건강권 확보 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이식학회 등과 협의해 객관적인 의학적 표준 등 기준을 마련한다.


또 미성년 기증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기증 연령과 대상 등 미성년자 기증 기준도 다시 살펴보고, 타인에게 순수기증을 한 경우 기증 후 건강검진을 현재 1년 이내 1회 지원에서 2년 이내 3회 지원으로 확대하며 근로자인 기증자에게는 유급휴가 보상을 확대한다.


특히 살아있는 자간 기증 승인 기준을 정비하고 관리를 강화하고자, 타인기증에 대한 승인 기준을 명확하게 정비하고 경찰 등 관계기관과 모니터링 및 감시체계를 강화한다.


◆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기증자 예우 실현

그동안 생명나눔주간 운영, 추모행사, 의료비·장제비 지원 등 현재 시행중인 다양한 예우사업은 기증자 가족이 체감하기에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에 따라 기증 과정부터 기증 후 장례까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의 전담 인력이 예우를 지원하고, 유가족 지원 서비스 표준(안)을 마련해 정서적 지지가 중요한 기증자 가족에게 소홀함이 없도록 한다.

또한 유가족의 심리상담과 자조모임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감사의 뜻이 전달될 수 있도록 당사자 간 간접적 서신교류를 추진한다.


이와 더불어 기증자 삶을 추모·감사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생명나눔 긍정 인식을 높여서 기증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지자체·민간영역과 협력해 기증자 예우에 대한 조례 신설 및 지역사회 서비스 요금 면제·할인 등으로 참여를 확산할 계획이다.


◆ 기증절차 신속 지원 및 새로운 기증원의 공감대 형성

복지부는 1인 가구 증가 등 가족구성원 변화로 선순위 기증동의권자 확인 지연과 복잡하고 많은 동의서식 등 적시 기증을 저해하는 사항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본인의사 결정 존중, 연명의료결정제도 연계, 순환정지 후 장기기증, 뇌사판정 절차의 보완 등 사회적 합의가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사안에 대해서는 사회·문화적 여건, 국민적 공감대 등을 고려해 도입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장기기증·이식은 사람의 생명과 죽음 사이에 있고, 그 사이를 잇는 중요한 문제로서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각 병원에서 기증이 이뤄지고, 기증자 한 분이 평균 4명에게 새 삶을 드리고 있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기본계획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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