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환경연합 한선미 기자]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전라북도 장수군에 있는 장수 동촌리 고분군(長水 東村里 古墳群)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 예고하였다.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장수군 장수읍 마봉산(해발 723.9m)에서 서쪽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와 능선을 따라 지름 20~30m 내외의 중대형 고총을 포함한 83기가 분포한 고분군이다. 유구와 유물의 특성을 근거로 5세기 초엽부터 6세기 초엽에 걸쳐 형성된 가야세력의 수장층 고분군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3년 처음 발굴조사가 이루어진 후 2018년까지 총 6차례의 시굴·발굴조사가 있었고, 현재까지 확인된 고분은 총 83기다. 이는 전북 지역 가야고분군 중 단일유적으로는 최대 규모의 가야 고분군이며, 가야계 구덩식 돌덧널무덤(수혈식 석곽묘, 竪穴式 石槨墓)에서 가야계 토기와 백제계 토기가 혼재된 채 발견되어 가야문화뿐만 아니라 백제와의 역학관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 유적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2015년 발굴조사에서는 가야계 고분 최초로 징(釘)이 박힌 ‘편자(蹄鐵)’가 말뼈와 함께 출토되었고, 2017년 조사에서는 고령, 합천, 함안 등의 지역 수장층 무덤에서만 출토된 것과 같은 재갈이 출토된 바 있다. 그 밖에 고분들에서 둥근고리자루칼, 은제귀걸이, 휴대용 화살통 등 그동안 대가야와 소가야계 수장층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도 확인되어 동촌리 고분군이 수장층의 무덤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1호분의 평면은 타원형으로, 주변에 호석(護石)을 두르지 않아 그동안 확인된 영남지방의 가야고분과는 차별된다. 무덤 축조기법은 지표면과 생토면을 반반하게 고른 후 1m 내외의 높이로 흙을 쌓고 다시 되파기를 하여 묘광(墓壙)을 마련하였는데, 마한의 분묘 축조기법에 영향을 받은 묘제양식으로 보인다.
「장수 동촌리 고분군」은 그동안 백제권으로 인식되었던 장수 지역에 가야세력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리는 중요 유적이다. 정부혁신 역점과제인 가야사 연구는 물론, 가야와 백제의 역학관계와 교류사를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고대 사회상을 밝혀줄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적으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적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장수 동촌리 고분군 분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