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연 매출 1조 이상 글로벌 제약사 판권계약 러브콜
  • 한선미 기자
  • 등록 2019-07-03 12:05:41

기사수정
  • [바이오헬스]유방암 복제약 허셉틴 개발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
  • 6가지 특허기술·일회용 방식 공정…가격 경쟁력 확보

[일간환경연합 한선미 기자]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이 100년만에 큰 기회를 맞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만료가 유사한 시기에 한꺼번에 도래하면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모방해 만든 복제약이다.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비교해 효능은 비슷하지만 약가가 40∼70%가량 저렴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바이오 신약보다 개발비용이 적게들고, 개발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지만 성공확률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쉬운 것은 아니다. 바이오시밀러는 기술개발, 생산공정 관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품화 되기까지 승인기간이 길고, 복잡해 대규모 자본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바이오신약은 특허 등록 후 판매가 허용되면 10~20년간 독점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시장의 진입 자체가 어렵고, 수많은 제약사와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어려움도 적지않다.

 

그럼에도 바이오시밀러 개발경쟁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상당한 수준으로 앞서나가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바이어시밀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전통적인 제약사가 아닌 새롭게 바이오 산업에 도전한 기업들이다.

 

충북 오송에 둥지를 튼 외국인 투자기업인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주)(대표 김진우)도 그 중 한 곳이다. 지난 2015년 설립된 프레스티지바이오는 싱가포르제약사 ‘프레스티지 바이오파마(PBP)’가 한국에 설립한 자회사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는 PBP와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유방암 치료제인 ‘HD201(허셉틴 바이오시밀러)’ 등 6개 바이오시밀러와 자체 개발 바이오 신약 1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의 주력 제품인 유방암 치료제인 ‘HD201(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1’은 글로벌 3상을 마치고, 올해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심사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등록을 마치고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다수의 상위 글로벌 제약사와는 이미 글로벌 판권계약 우선협상 제안을 받은 상태다.

 

내년 ‘HD201’ 시판이 본격화되면 유방암 환자들은 한병당 약 4000달러(한화 465만원)에 달하는 기존 허셉틴 정맥주사보다 약 50% 가량 저렴한 비용으로 유방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같은 가격 경쟁력은 프레스티지바이오의 특화된 공정기술에 기인한다.

 

김진우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 대표이사는 “바이오시밀러의 경쟁력은 제조원가를 얼마나 낮추느냐에 달려있다”며 “대부분 항체의약품들이 전체 원가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고가인 단백질(protein) A를 사용해 정제하는 반면, 우리는 단백질 A를 쓰지 않고도 정제 효과를 낼 수 있는 6가지 특허 기술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 소속 한 연구원이 단백질 순도를 확인하기 위해 샘플을 준비하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설비 유지 비용이 높은 영구적인 방식 대신 일회용(single-use) 배양 프로세스를 기본으로 하는 것도 프레스티지바이오 만이 가진 원가 경쟁력이다. 때문에 기존의 다회 사용 세포 배양기와 달리 별도의 세척공정이 필요하지 않고, 오염의 우려도 적어 보다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정부의 연구 인프라 전략적 활용 

회사를 설립한지 4년여에 불과한 프레스티지바이오가 이처럼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와 4개 핵심연구개발지원시설(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의약생산센터)을 전략적으로 활용했기에 가능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는 의약생산센터를 통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임상 시험물질을 생산하고, 전세계 600여명을 상대로 글로벌 임상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 벤처기업이 선진국 수준의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맞춘 시설을 구축하고, 연구인력을 확보하려면 단 시간안에 성과를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의 김진우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김 대표이사는 “오송첨복단지 내 연구 인프라를 적절히 활용한 덕에 100명이 할일을 5~10명이 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라며 “자체 인프라가 부족했음에도 원하는 목표를 단기간에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성공비결이었다”고 말했다. 

 

◆빠른 인허가 절차

프레스티지바이오는 지난 2016년 11월 16일 충청북도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제 1공장(연구소)을 완공하기까지 1년 9개월이 소요됐다. 연구소 착공(2017년 7월 7일)에서 완공(2018년 9월)까지 걸린 시간도 1년 2개월에 불과하다.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제 2공장도 내년이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 오송 제 2공장 조감도


김 대표이사는 “외국에서 제조시설을 하려면 설계부터 토목, 감리, 인허가 과정까지 합쳐 최소 5-7년이 소요된다”며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수백-수천억원이 소요되고, 이는 바이오 제조공장으로서 경쟁력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우리나라의 빠른 행정처리는 대한민국이 제조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큰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제기술 투자금 타 국 대비 절반 

바이오제조공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다. 인체약품보다 더 우수한 정제수 및 주사용수를 생산할 수 있는 정제수 제조시스템에 공을 들이는 이유이다. 제조과정에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이나 오염에 대비해야 해서다.

김진우 프레스티지바이오제약 대표이사가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오송에 둥지를 틀기 전 대만, 중국, 일본, 미국 5개국의 시장 조사를 마치고 대한민국을 택했다. 대한민국 원수가 깨끗한데다 타 국 대비 정제기술 투자금이 적게 드는 메리트 때문이었다.

 

김 대표이사는 “바이오제조공장은 환경처리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반면, 정제수는 많이 사용한다”며 “정제기술 투자금을 비교해보니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배 가량 적게 드는 이점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엄청난 혜택을 본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오시밀러는 불모지로 여겨졌던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로 한국경제의 새로운 수출 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는 또다른 대한민국을 이끄는 혁신성장의 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인천시, 골목상권에 활력을…2025년 지원사업 본격 추진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는 골목상권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2025년도 `골목상권 공동체 육성 및 활성화 지원사업`과 `우리마을 상인회 활성화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이번 사업은 침체된 경제 상황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목상권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각 지역 상권의 고유한 매력을 발굴하는 ..
  2. GH, 공공․신진건축가 참여로 아파트 디자인 특화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광명학온지구 3개 블록 총 2666호 공동주택을 동별로 개성 있는 아파트로 조성하기 위해 디자인 특화에 착수한다. GH는 27일 ‘GH 공공건축가(2명)’를 위촉하고, 민간사업자가 제안한 ‘GH신진건축가(7명)’와 함께 공동주택 특화설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이번 특화 설계자문회의 대상단지는 광...
  3. 인천공항공사, ‘2025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국토교통부 장관상 수상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이학재)는 지난 26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5년도 대한민국 녹색기후상’ 시상식에서 기업(건물・교통) 부문 ‘국토교통부 장관상(우수상)’을 수상했다고 28일 밝혔다.‘대한민국 녹색 기후상’은 국회기후변화포럼 주관으로 2010년 제정된 국내 대표 기후변화 종합시상이며, 매년 기후...
  4. 박정현 “시민안전보험, 지역별 지급 격차… 실효성 문제” 세월호 참사 이후 도입된 시민안전보험이 일부 지역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회재난으로 인한 사망 보장이 포함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대전 대덕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행정안전부와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은 ‘...
  5. 조은희, ‘항공기사고 피해자 지원법’ 발의...“국제기준 반영해 체계적 지원대책 구축”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서울 서초갑)이 항공기사고 피해자와 유가족 지원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항공기사고 피해자 및 유가족 지원법’을 27일 대표 발의했다.이번 제정안은 항공기사고 피해자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특별법이나 관계부처 내부 대응 매뉴얼에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